그 애가 남긴 상처를 지우고 싶다구? 고백했다가 차인 사람이 꼭 알아야 할 이 운동

By 블레어 on 05 Aug 2019

Digital Editor

남친이 바람을 피운 탓에 최악의 이별을 경험한 A양. 자꾸 힘든 기억이 떠오르고 잠도 잘 이루지 못해. 마음이 지친 나머지 마비된 것처럼 무감각하고 친한 친구들도 멀게만 느껴지지. 이때 A양은 가벼운 트라우마 증상을 겪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보통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은 증상을 나타내.
- 원치 않은 불쾌한 생각이 계속 떠오른다
- 악몽, 반복적인 꿈 등 수면장애가 있다
- 정서가 마비된 듯 무감각해진다

이런 증상들은 그냥 내버려 둔다고 쉽게 사라지지 않지. 오늘은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주려고 해. 그 방법은 다름 아닌 ‘눈알 굴리기’!
대체 무슨 소린가 싶지? 눈알 굴리기는 트라우마 치료에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고 인정받은 정식 심리치료기법이야. 원래 이름은 EMDR이라고 하지.

안구 운동 민감소실 재처리요법(Eye Movement DesensitizationAnd Reprocessing)이라는 긴 이름의 약자야. EMDR의 요점은 나쁜 기억을 떠올리면서 안구를 좌우로 움직이면, 뇌에서 그 기억을 다시 처리하면서 괴로운 감정이 사라진다는 거야. 1989년 이 기법이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수십 가지 연구와 수많은 임상을 통해 뛰어난 치료 효과가 전 세계적으로 이미 입증되었어. 실제로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이 이 기법으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치료했고, 만성 통증, 공황 장애, 우울증, 공포증, 성폭행 트라우마 등에도 빠르고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지.

EMDR 기법의 창시자인 프랜신 샤피로 박사는 “산책을 하면서 골치 아픈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제 눈이 빠르게 움직였어요. 그러자 그 생각이 사라졌고, 다시 떠올려도 전처럼 괴롭지 않더군요.”라고 말해.

이 기법은 정확한 원리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 가장 유력한 가설은 이런 안구 운동이 렘수면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뇌를 자극해 기억의 재처리를 유도한다는 거지. 사람의 뇌는 매일 밤마다 5~6번 정도 렘수면을 거치면서 기억을 처리하는데, 이 렘수면의 특징이 바로 빠른 안구 운동이거든. EMDR에서는 현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억을 아직 처리되지 않은 기억으로 봐. 두렵거나 슬펐던 경험이 그 감정, 신체감각, 믿음 등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저장되어 어떤 자극을 받을 때마다 생생하게 되살아난다는 거지. EMDR은 이렇게 부정적으로 저장된 기억을 재처리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구.

주의할 점이 있다면, EMDR은 공인된 의료 행위이므로 자격 있는 치료자가 시행하는 게 가장 좋아. 하지만 심각한 질환이 아닌 이별 등 일반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혼자 했을 때도 효과를 볼 수 있어. 간단하게 절차를 설명해줄게.

1단계: 타겟 기억 정하기
나를 힘들게 하는 기억, 그중에서도 핵심 장면을 하나 정해서 떠올리자. 구체적일수록 좋아.

2단계: SUD 체크
타겟 기억이 지금 나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0~10점으로 점수를 매겨봐. 이것을 SUD를 확인한다고 하는데 SUD는 주관적 고통지수를 의미해.

3단계: 좌우 안구 운동
이제 타겟 기억을 떠올리면서 눈을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 움직이자. 혼자 할 때는 벽에다가 점을 2개 찍어놓고 해도 되고, 또는 유튜브에 ‘EMDR’을 검색하면 혼자서도 안구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영상을 찾을 수 있어. 약 1분 정도 하고 멈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