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다리 피고, 욕하는데도 못 헤어져? 그 과학적인 이유
“느낌이 쎄했는데...결국 양다리가 맞더라구요...”
안타깝게도 나쁜 예감은 잘 틀리지 않아.
특히 나쁜 남자에 관해서는 더더욱 잘 맞지.
연애 전문 어플 <연애의 과학>에서는 김지용 정신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나쁜 남자와 헤어지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분석했어.
김지용 전문의는 사람들의 인생에서 힘든 순간 중 하나인 이별의 과정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듣는다고 해.
그중 진료실에서 자주 목격하는 이별 심리에 관해 이야기했지.
태어나 처음 정신과를 찾은 J씨는 연인이 다른 사람을 동시에 만나고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되어 큰 상처를 받았어.
“알고 보니 양다리더라구요. 어떻게 2년 넘게 그 사실을 몰랐는지...”
2주째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그 사이 5kg 넘게 살이 빠졌다고 해.
그런데 놀라운 건 그의 대답이었어.
“그분과는 어떻게 되셨나요?”
“아직 만나고 있어요. 주변에선 당장 헤어지라고 하는데 어쨌든 지금도 저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다고 하니까...”
이런 사람들의 반응은 놀라운 정도로 똑같다고 해.
양다리였거나, 여러 명의 성관계 파트너가 있었다거나, 이미 다른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거나, 데이트 폭력을 저지르는 등...
누가 봐도 상대방의 잘못이 극명한 상황에서도 가해자의 좋았던 부분을 상기하며 그들을 이상화하지.
오히려 자신을 탓하며 그들을 옹호하기도 해.
자신을 제외한 관계를 다 정리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거라 믿지.
실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 중 무려 50%가 관계를 쉽게 정리하지 못한다고 해.
이 현상은 스톡홀름 증후군의 연애 버전이라고 할 수 있어.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피해자가 공포심으로 인해 오히려 가해자에게 동조하는 비이성적인 현상이야.
스톡홀름의 한 은행에 무장 강도가 침입했는데 6일간 인질로 잡혀있던 이들이 풀려나자 오히려 범인들에게 동조하고 그들을 옹호한 현상에서 유래했어.
이런 심리가 이렇게 자주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의식보다 무서운 무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이야.
인질은 강도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생존 여부가 달렸기 때문에 강도를 유일한 생명줄로 느껴.
살아남기 위해 그들에게 더욱 의존하고, 그들의 폭력적 행동을 합리화하지.
그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 같은 감정도 물론 있지만 무의식은 그러한 감정이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시하고 억눌러.
결국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무의식이 선택한 방법인 거지.
그런데 양다리나 불륜은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그렇게 죽음만큼이나 무서운 걸까?
J씨에게 그와 함께 한 2년은 행복으로 가득 찬 시간이었겠지.
그런데 그 시간이 전부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아.
내 삶의 일부가 부정당하고, 내 자아의 일부가 죽는 일이야.
이러한 심리적인 죽음 역시 무의식은 생명의 위협과 같이 느끼는 거야.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무의식은 방어기제를 발동하지.
가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부인하고, 그들도 힘들어했고 사랑을 지키고 싶어 한다며 관계에 의미를 부여해.
그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을 거라며, 관계를 지속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기도 해.
심지어는 가해자를 미워하는 감정이 오히려 사랑을 더욱 표현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하지.
그런데 이렇게 사랑하면 과연 그 끝이 해피엔딩일까?
가해자는 같은 행동을 반복할 확률이 높고,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외면했던 사실들이 결국 자신을 망가뜨리는 경우를 수도 없이 있지.
김지용 전문의는 “내 마음은 내가 가장 잘 알아요”라는 말을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다고 해.
하지만 ‘내 마음이 내 마음처럼 안 된다’라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여야 해.
무의식 속의 감정에 그대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감정을 파악하고, 이성적으로 결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하지.
그게 잘되지 않을 땐, 주변 사람들의 판단에 의지할 수도 있어야 하고.
혹시 상처받고 있음에도 스스로를 속이며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건 아닌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진짜 행복한 연애를 하길!
텍스트 : 걸스타일 코리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소스 출처 : 연애의 과학
